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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브레이킹

촉수뱀의 사냥법

흥수 2019. 10. 10. 06:00

촉수뱀의 사냥법

 

 

어린 시절 맑은 냇물에서 물고기를 잡으려고 애쓴 기억, 다들 있으시죠?

하지만 발을 물에 담근 채 몸을 살짝만 움직여도, 물고기는 귀신같이 알고는 도망가기 일쑤입니다.

그런데 이러한 물고기의 움직임을 가만히 살펴보면 뚜렷한 패턴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는데요.

그러니까 물 속에서 어떤 위험을 감지하면 항상 몸을 한쪽으로 확 구부리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가만히 보면 그 모양이 꼭 알파벳 '씨(C)'자를 닮았는데요.

그래서 학자들은 물고기의 이런 반응을 '씨-스타트(C-Start)'라고 부른답니다.

물고기가 위험을 감지하고 이렇게 몸을 구부리는데 걸리는 시간이 얼마나 걸릴까요?

놀랍게도 0.005초, 그러니까 1000분의 5초에 불과하답니다.

 

그런데 이런 물고기를 먹고 사는 포식자 중에 촉수뱀이 있습니다.

이 촉수뱀은 머리 끝 부분에 좌우로 뿔처럼 생긴 촉수가 달린 녀석인데요.

주로 물 속에서 물고기를 기다렸다가 빠른 움직임으로 낚아채는 방식으로 사냥을 한답니다.

그럼 이 촉수뱀이 공격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걸릴까요?

0.02초, 다시 말해 1000분의 20초니까 물고기보다 무려 4배는 더 걸린답니다.

촉수뱀의 움직임이 빠르긴 하지만 물고기에 비하면 훨씬 느린 셈이죠.

이렇게 먹잇감보다 사냥꾼의 움직임이 느려서야 어디 제대로 먹이를 잡을 수 있을까요?

 

단순히 몸의 움직임이 얼마나 빠른지로 따진다면, 촉수뱀은 물고기를 결코 잡을 수 없습니다.

촉수뱀이 물고기를 노리고서 먼저 공격을 하더라도 물고기가 4배나 빠르게 몸을 움직여서 낚이지 않고 피하기 때문이죠.

그렇다면 촉수뱀은 번번이 사냥에 실패하고 굶기만 할까요?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촉수뱀은 물고기를 낚아채는 자기만의 사냥법이 있기 때문이죠.

 

방법은 물고기의 재빠른 반응을 역이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물고기가 '씨-스타트'를 해서 몸을 구부릴 방향으로 머리를 향하고서, 촉수뱀은 자신의 머리가 아닌 몸을 먼저 살짝 움직입니다.

그러면 물고기가 위험을 감지하고 얼른 몸을 구부리겠죠?

바로 그 순간, 촉수뱀은 얼른 머리를 움직여 물고기를 낚아챕니다.

캬~ 정말 기가 막히지 않나요?

말하자면 촉수뱀은 속임수로 물고기를 놀래키고는 그 틈을 노려 진짜 사냥에 나선 셈이죠.

촉수뱀의 꾀가 참 대단하지 않나요?

 

 

*출처 : storywood.co.kr | 참고 : EBS 다큐 '빛을 삼킨 뱀' | 2019년10월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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